이러다가는 나뭇잎이 색을 바꿀 시간도 없이 그대로 겨울을 맞이할 듯하고 우리를 포함한 자연 전체가 아무 대비 없이 겨울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서 빨리 가을다운 가을 9월 다운 날씨가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자연도 이제 곧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할 것입니다.
단지 가을의 길이가 짧아질 따름이지요.
여러분이 다가올 가을을 미련이 아닌 현명함으로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적당한 양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양을 넘기거나 그 양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균형이 깨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균형이 깨졌던 여름을 마무리하며 균형감각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10월이 되길 바랍니다.

거창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긴 휴가가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가까운 곳으로 잠깐의 시간을 내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이 시간도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지금을 즐기는 여러분이기를 바랍니다.

어떤 일이든 그저 좋기만 한 것도 그저 나쁘기만 한 것도 없나 봅니다.
모기가 어떤 이들을 신바람 나게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 이 더위도 지긋지긋한 모기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 탓에 올 추석에 제사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예년에 비해 한 가정에 20만 원 정도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생활은 힘들어지는데 상황마저 더 힘들어지고 있어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더 크게 울리는 듯합니다.
현명하게 소비하고 현명하게 생활하는 여러분의 지혜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그리고 그에 비해 우리가 가진 힘이 얼마나 적은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저 자연은 그 자리에 있으며 우리에게 도움만을 주는 존재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존재로만 여겼던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자연도 이럴진대 세상에 주기만 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서로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과 관련된 다른 것들이 떠오릅니다.
헤어진 사람이 떠오르고 멀리 떠난 이가 떠오르며 그들이 그리워집니다.
더위를 덜어낸 하늘이 잎을 덜어낸 나무가 습기를 덜어낸 구름이 우리의 마음을 허전하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 많이 그리워하고 더 많이 추억하고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9월이길 바랍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자연이든 시간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우며 가장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을에 어울리는 날씨와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나이는 여러분이 만들어온 삶의 노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여러분의 나이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조상의 삶이 땅속에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의 묘지를 돌보고 그들의 기일과 생일을 챙기며 그들에 대한 예를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조상에 대해 예의를 지키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일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곁에 있는 숨 쉬는 여러분의 조상에 대한 예의가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열정의 뜨거움이 삶을 달구지만 또 차가운 현실 인식이 삶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가 어울렸을 때 가장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하였습니다.
여러분의 가슴이 뜨겁고 여러분의 생각은 차가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얼마의 것을 이루었고 얼마의 것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얻더라도 여러분이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은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 자신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스스로 덜 후회하고 더 많이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그 사람의 겉모습이 아닌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삶 그 사람의 철학을 닮기를 바랍니다.
호수에 내려앉은 백조의 우아함을 배우기보다 쉬지 않고 젓고 있는 두 발을 닮기를 바랍니다.
최선을 다 하는 그들의 열정을 닮기를 바랍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한 가지 이상의 다른 위치에 놓여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 상황 그 위치에서 가장 그다운 모습의 여러분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빛이 나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이제 날씨도 자신다움을 조금 더 찾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또 자신과 다른 것이 곧 틀린 것이고 이상한 것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것도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올여름은 쏟아지던 비에 연이어 찾아온 태풍에 지루한 더위까지 합해져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힘겨운 시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질긴 더위에 무너지지 말고 건강 지키시기 바랍니다.

구름이 가볍고 가벼운 탓인지 하늘이 구름으로 가득한데도 햇살은 그 빛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원해진 바람에 습기를 놓아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로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놓아버림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비빔밥도 `함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위가 사라지며 도망 나갔던 입맛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며 더 정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조급증을 내기에 그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차창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조금 여유를 가지고 목적지로 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는 40년 만에 찾아오는 기회라고 합니다.
이것이 올 가을 맑고 푸른 낮의 하늘뿐 아니라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올가을이 모두의 가슴에 별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