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을 수 있겠지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나이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고 그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을 아무렇게나 허비하지 않길 바랍니다.

겨우내 추위를 견디려고 힘을 주고 있었던 근육들이 자기 자리를 다시 찾아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합니다.
이렇게 힘든 겨울이 보내고 나면 아무 탈 없이 이 추위를 겪은 자신이 대견해지고 이 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매해 돌아오는 봄이지만 올해는 그 봄이 더욱 기다려졌습니다.
고대하던 봄을 맘껏 즐기시고 따뜻하고 건강한 기운 받아 올해도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시골 지붕 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던 제비는 다음 해에도 그 집으로 돌아와 다시 새끼를 부화시키곤 했습니다.
그러면 그 집에서는 그것이 길조라 여겨 귀한 손님 대접을 했습니다.
그런데 기와집이나 슬라브집처럼 지붕이 있는 집이 아닌 아파트나 빌라처럼 지붕이 없는 고층 건물이 늘어나면서 둥지를 틀 장소를 잃어버린 제비들이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자연의 질서가 흩트렸습니다.
편리함을 위해 포기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채 피어보지 못한 벚꽃은 바람에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어떤 빗물은 생명에 힘을 주고 어떤 빗물은 기운을 꺾어냅니다.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래 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들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목련은 꽃이 지고 나서야 잎이 돋습니다.
조물주가 하얀 꽃을 잎이 가릴 것이 염려되어 그 꽃의 본 모습을 사람들이 혹여 보지 못할까 봐 그리고 그 잎의 싱그러움을 꽃이 가려 버릴까 봐 그리 결정한 것일 듯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작은 생명 하나에까지 눈길을 주고 어루만져 줍니다.
여러분도 주위에 있는 누군가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를 빛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희망합니다.

사람들이 마음이 심란하거나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자연에 숨어버리는 이유가 그 자연이 상처 난 마음을 치료해 준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창을 열면 거기에 많지는 않지만, 녹색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서 마음의 위로 받고 마음이 행복한 하루 시작하십시오.

수를 셀 수 없이 많은 과일 중에 서로 같거나 비슷한 맛을 가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 각자의 맛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과일 속에서도 이름을 잃지 않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여러분도 여러분의 모습을 지켜줄 여러분만의 맛과 향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꽃은 그 모양새보다 향으로 더욱 기억됩니다.
백합이 그러하고 후리지아가 그러하고 장미가 그러합니다.
그러고 보면 향이 아름다운 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니면 향이 아름답기에 그 모습까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요.
여러분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향이 아름다워 그 모습까지 아름답게 보이는 사람이길 기대합니다.

뿌리가 긴 냉이를 뿌리를 끊기지 않게 캐고 나면 왠지 큰일을 한 것만 같은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한나절 동안 돌아다니며 캔 냉이는 저녁상에 반찬으로 올라왔고 부모님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했다는 기쁨에 밥맛이 꿀맛 같았습니다.
이제는 그 냉이를 시장에서 사다가 먹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김새도 같고 향도 같은데 맛은 예전만 같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봄 하면 어떤 추억이 떠오르십니까?

햇살이 본격적으로 내리쬐기 시작하는 점심때부터는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눈이 감겨 옵니다.
어린 시절 마당에서 졸음 가득한 눈으로 꾸벅거리던 강아지가 된 느낌이랄까요.
그런 춘곤증에는 커피보다 스트레칭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한두 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굳었던 근육들을 깨워주는 습관 가지시기 바랍니다.

이런 날에는 영화에서처럼 푸른 잔디밭으로 피크닉이라도 가야할 것 같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만 우리가 그리할 수 없으니 그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삶의 안도감을 주지만 일탈의 즐거움을 느끼기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피크닉은 못 가더라도 맛있는 커피 한 잔 타서 옥상으로 올라가 봄바람 맞으며 한 목음 하십시오.
속상한 마음 조금 녹이시고 건강한 봄 보내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은 크든 작든 선택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내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선택한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창밖의 봄 햇살에 피어나는 여린 잎들처럼 젊고 푸르기에 가능한 선택들입니다.

신중하되 망설이지 말고 결단을 내리되 서두르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앞으로 하게 될 선택들이 훌륭한 결과로 되돌아오길 기원하겠습니다.

한쪽이 강하면 다른 한쪽이 그 힘을 받아들여 주는 것.
그것이 조화로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한 바람을 받아들이던 햇살이나 햇살의 따뜻함을 포용하는 바람 덕분에 겨울은 겨울의 모습을 봄은 봄으로서의 모습을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오늘 조화를 생각해보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한낮에만 잠깐씩 온기를 나눠주던 햇살은 아침부터 빛나고 반대로 한낮에만 잠시 주춤하던 바람은 아침부터 그 기운을 잃은 듯합니다.
열어놓은 창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불어오는 바람에서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기분 좋은 월요일입니다.
크게 숨을 들이쉬어 생명력 가득한 햇살과 바람을 온몸에 가득 담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민들레가 꽃을 피우고 제비꽃이 자리를 잡고 이름 모를 풀들이 제각기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네 밥상에 싱그러움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꽃과 풀을 구별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