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정신없이 쏟아지는 빗소리는 세상의 다른 소리로부터 저를 고립시켜 놓습니다.
이렇게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날은 도로 위의 차 지나가는 소리도 옆집에서 들리는 아이들 떠드는 소리도 아주 작게 들립니다.
세상의 수많은 소음으로부터 빗물이 나를 보호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연금술사>에 보면 마크툽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나옵니다.
이 단어의 뜻은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고민하고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좌절하고 세상이 끝날 것처럼 한숨을 쉬어도 그 일은 결국 정해진 곳으로 흘러갈 것이니 너무 많이 걱정하지도 염려하지도 말라는 말입니다.

지난주에 소나기가 내린 이후에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말 찜통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입니다.
거리의 나무들도 더위에 지친 듯 잎이 말라갑니다.

해가 갈수록 더위가 더 심해지는 듯한 것은 단순한 저의 느낌만은 아닐 것입니다.
잠시라도 나무가 있는 곳에 가면 불어오는 바람이 다르고 느껴지는 공기가 다릅니다.
하지만 더위를 식혀줄 나무 그늘이 없고 열기를 흡수할 흙이 없이 그저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와 시멘트 건물만으로 가득한 도시는 더위가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열기에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게 느껴집니다.
몸은 자꾸 차가운 것만 찾아 에어컨 바람은 그 세기가 점점 세집니다.
냉방병이 위험하다는 말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에어컨 바람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며칠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해가 지면 더위도 좀 사그라져야 하는데 해가 산으로 넘어간 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열기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동안은 밤에도 숙면을 취하기는 힘들 듯합니다.

해바라기가 한참 만개한 여름입니다.
태양과 너무나도 닮은 해바라기를 보면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비단 사람에게만 쓰이는 말은 아닌 듯싶습니다.
태양을 향해 가려고 고개가 길어진 해바라기를 보면 그 줄기가 참으로 볼품없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유난히 덥습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온도가 올라가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견뎌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행동이 느려지기 마련입니다.

이번에 내린 비로 한반도 아랫지방에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내리는 비를 감당하지 못한 대지가 그대로 물을 토해내는 듯한 모습에 여러분 모두도 놀라셨을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잃으신 분들의 침통한 표정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난주에 시작한 장마가 이번 주에도 여전히 기승입니다.
정말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날씨입니다.
하늘의 검은 스펀지처럼 생긴 구름은 도대체 얼마나 더 짜내야 끝날지 알 수 없습니다.

조금 과장하여 주위에 온통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뜨거운 공기만이 흐르는 듯한 날씨입니다.
선풍기 바람이 따뜻하고 밖으로 나서자마자 얼굴과 등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런 여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참 곤욕스럽죠. 불쾌하지만 모르는 사람과 신체가 맞닿기도 하고 원하지 않게 옆 사람의 땀 냄새를 맡아야 하지요. 이전 사람의 체온이 남아있는 의자에 앉는 것도 유쾌하지 않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불쾌지수도 올라가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기 일쑤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이 원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상대방이 원하지 않았지만 예민한 날입니다. 여러분 모두 한 발짝만 뒤로 물러나 서로를 배려해 줄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