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생일 축하해.
이거 생일 케이크 직접 내가 구운 거다.
원래는 누구 주려다가 그냥 언니 생일이라서 언니한테 주는 거야.
좀 근사하지 않아?
모양도 언니가 좋아할 스타일로 화려하게 꾸몄어.
이거 친구들하고 먹겠다고 가지고 나가서 자랑해도 좋겠다.
오늘 친구모임에 ○○오빠도 오는 거야?

자매라고 늘 싸울 줄만 알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렇게 생일을 챙겨 주는 때도 있다니 꽤 감격스럽지?
나 미역국 완전 맛있게 끓였지?
이상하다, 엄마가 알려주신 순서대로 끓였는데 왜 엄마의 손맛이 나지 않지?
어쨌든 생일 축하하고 나 미역국 끓여준 거다.
언니랑 놀아주는 것도 올해로 끝내고 내년에는 제발 남자 만나서 연애 좀 해라.
닭살 커플이라고 불리는 것을 고대하마.

언니, 오늘 또 내 옷이랑 신발 신고 나갈 거야?
안 돼, 이런 식이면 내가 대여비를 받아야 할 실정이야.
엊그제도 내 코트랑 신발 신고 나갔다가 다 망쳐서 왔잖아.
내가 아끼는 거고 어디 가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대신 오늘 언니 생일이니까 내가 특별히 빌려주는 거야.
생일 축하해, 언니야.

누나, 오늘 화장이 잘 먹었네?
오늘 생일인데 미역국도 안 먹고 급하게 차려입고 어디를 가려고?
아무리 연애나 친구들도 좋지만, 집에 있는 사람도 좀 생각을 하라고.
아버지가 점검을 안 해서 그렇지, 아버지 계실 때는 좀 일찍 다녀.
부모님은 늘 누나 걱정해서 잔소리하시는데 어제는 좀 그렇더라.
케이크 사 올 테니까 이따 집에 빨리 들어와.

누나의 20번째 생일을 축하해.
성년의 날은 이미 지났으니 이제 성인이 된 거네?
완전 부럽다, 뭐가 가장 좋은 것 같아?
일단 생일 날 햄버거 사 주는 동생은 드물 거야, 그렇지?
이 정도면 그래도 아주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아?
누나가 태어난 날인데 자신을 더 사랑하고 하고 싶은 꿈도 마음껏 펼치면서 살기를 바랄게.

누나, 생일 축하해.
내가 아주 비싼 선물은 해 주지 못하지만, 엄마보다 미역국 끓이는 솜씨는 뛰어나잖아.
요새 직장 다니면서 야근하느라 많이 힘들지 않아?
얼굴에 다크써클이 오늘은 왜 더 도드라져 보이냐.
잠은 좀 자고 다니는 거야?
일도 아무리 좋지만 자기 건강을 좀 챙겨야지.

누나의 28번째 생일을 축하해.
나보다 2년 빠르지만 이래 봬도 또래와 비교하면 생각하는 게 꽤 깊잖아.
누나가 얼른 자리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인생 한 번인데 누가 누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잖아?
부모님도 언젠가는 누나를 이해해 주실 날이 올 거라고 나는 믿어.
미역국은 집에 와서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밖에서 먹는 것도 괜찮다.

밤새 술 마신 누나를 위해 특별식을 준비했어.
해장 겸 생일 국이라고 해 두자.
헤어진 놈에게 아직 미련이 남았다면 훌훌 털어버리고 오늘 태어나게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생각해.
그래도 의젓한 남동생이 이런 말 해 주니까 감격스럽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피부를 위해서 제발 잠 좀 자고.

형,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내가 외지에 있고 무뚝뚝한 성격이라 자주 볼 시간은 없지만 늘 형을 응원하고 있어.
요새 학교 실습 나가느라 힘들지 않아?
그래도 자기 꿈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아.
집일은 걱정하지 말고 나도 있고 아버지도 계시니까 염려하지 마.
오랜만에 술 한잔 하러 갈래?

형에게는 하나뿐인 동생인데 오늘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
당연히 형 생일인 것을 알고 있고, 생일 선물도 준비했지.
자, 받아, 형이 그동안 노래를 부르던 게임기야.
형, 아르바이트하러 오갈 때 이제 심심하지는 않겠지?
이거 사려고 몇 달 용돈 모았으니 환불해오라는 소리는 하지 말자.
일단 받고 내 생일에 형도 좋은 것으로 하나 해 주면 되잖아.

형, 생일 축하해.
내가 성격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누구 기념일 챙기는 것은 잘하잖아.
섬세하고 정이 많은 것은 아무래도 엄마를 닮은 영향이겠지?
형이 있어서 나는 늘 좋아.
듬직해서 무슨 일이든 해도 형이 나를 믿어줘서 말이야.
아버지도 하늘에서 보고 계실 거야, 늘 운전 조심하고.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은 척했지, 뭘 또 서운하다고 그래?
형이지만 어떤 때는 나보다 속이 더 좁은 것 같아.
오늘 생일이잖아, 내가 잊었을 것 같아?
그리고 동생이 바빠서 형 생일을 깜빡하면 또 어때?
서운하면 서운한 대로 형이 말을 할 거잖아.
일단 생일 축하하고 저녁에는 형 좋아하는 고기 먹으러 같이 가자.

그래도 오늘이 날은 날인데 생일 축하한다는 말 정도는 해야 하겠지?
생일 축하해.
나보다 5분 먼저 태어났지만, 형은 형이잖아.
얼굴 생김새는 같지만, 성격과 취향이 달라서 사사건건 부딪치기 일쑤이지만 나는 형이 좋아.
쌍둥이가 어디 흔하지는 않은 일이잖아.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뭐 많이 사지는 못했다.

생일 축하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
엄마는 우리 딸 입속으로 음식이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단다.
엄마가 직장 다닌다고 맛있는 음식을 자주 못 해줘서 미안해.
너도 나중에 커서 알겠지만, 가족에게 직접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란다.
건강하게 앞으로도 잘 자라주고 집안일도 도와줘서 고맙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까지 힘을 내렴.

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얼굴 다시 비비고 보니 너무 기쁘다.
타지에서 유학생활 하기가 보통이 아니잖아.
강단 있게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생일 즈음에 집에 와 줘서 너무 고맙고 아버지도 이따 오신다고 하니 엄마가 오랜만에 솜씨 좀 부려 볼게.
쉬었다가 밥 먹으러 내려와.
뭐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고.

엄마가 어떻게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을 수가 있겠니?
사랑하는 우리 딸이 엄마 곁에 있을 수 있게 세상에 태어난 날이잖아.
미역국 맛은 어떠니?
엄마라는 이유로 때때로 너를 서운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용돈도 더 올려주고 싶고 사 달라는 것, 해 달라는 것 모두 해 주고 싶은데 실제로 그렇게 못 해줘서 말이야.
하지만 마음만은 우리 딸을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을 알지?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요즘 패션과 외모 가꾸기에 빠졌구나?
우리 딸이지만 안 꾸며도 예뻐.
어려서 피부도 얼마나 고운데 벌써 화장 도구를 사려고 그러니?
오늘이 생일이라 엄마가 특별히 피부에 상하지 않은 제품으로 골라 봤는데 마음에 드니?
스킨, 로션으로 피부를 좀 가꾸고 파우더 같은 제품은 좋은 것을 쓰자.
이렇게 꾸미니까 오늘은 더 예뻐 보이네?
생일 축하해,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딸이 어엿한 숙녀가 되다니 새삼 실감이 되는구나.
오늘 생일이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고 딱 한 가지만 샀어.
너 필요하다고 노래를 부르던 PMP인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
우리 딸이 갖고 싶다는 것은 뭐든지 다 사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렇게 해줄 수가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네.
이따 집에 빨리 들어올 거지?
오빠랑 같이 생일 축하파티 하자고.

우리 아들이 엄마한테 와서 인형처럼 예쁠 때가 있었는데 벌써 사춘기 소년이 되었다니!
새삼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된단다.
엄마는 늘 우리 아들이 걱정되고 보고 싶고 하지.
네가 친구들에게 더 신경을 쓰고 세상을 궁금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엄마 품을 떠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학업에 열중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면 그것만큼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앞으로도 좋은 일 가득하고 오늘 생일을 축하한다.

아버지는 늘 산처럼 큰 존재였는데 네게 언제까지 그런 존재가 될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나도 노력해서 너의 뒷바라지를 하고 싶구나.
네가 장가갈 때까지는 그래도 부모의 역할이 크지 않겠니.
오늘 생일을 맞이했는데 가족끼리 오랜만에 외식할까?
약속이 있다니 조금 아쉽지만, 저녁은 집에서 밥을 먹기로 하자.
생일 축하하고 궁금한 데 여자 친구도 소개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