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하더라도 잠깐의 더위를 식혀주는 바람이 있음에 감사한 하루입니다.
맑은 날에 바람이라도 불지 않으면 왠지 섭섭한 기분마저 드는데요.
날씨가 맑아서 어디든 떠나라고 재촉을 하는 것 같습니다.

선풍기를 틀어 인위적인 바람을 느껴보지만, 공기가 더우니 역시 뜨겁게 느껴집니다.
에어컨을 틀까 말까 잠깐 고민을 해보는데요.
덥지만 혼자 있는데 가족에게 괜히 미안해서 에어컨을 켤 수가 없어지네요.
근처 은행에라도 가서 더위를 잠깐 식혀야 하겠습니다.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기에 걱정은 그만하여야 합니다.
걱정거리가 있다면 그것을 해소하기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발로 뛰는 편이 더 낫겠지요?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하는 긍정의 힘을 믿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 바다의 위엄 앞에 세상 시름을 그만 내려놓고 마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걱정과 불안한 일이 있으면 바닷가를 찾아와 모두 털고 떠나나 봅니다.
집어삼킬 듯한 겨울의 위협에도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는 바다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람이 많이 부는데 밤새 안녕하였냐고 먼저 물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쪽에서도 선선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코스모스처럼 우리도 지금의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하겠습니다.

얼굴에 검댕이가 잔뜩 묻어 호호 불며 먹으면서도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었는데요.
바람이 거칠게 불어서 불을 붙이는데 애로사항이 많았었지요.
맛있게 고구마를 먹기는 먹었는데 나중에 선생님께 걸려서 혼이 났었습니다.
철없었던 그때 먹었던 고구마의 맛을 지금은 느껴보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오늘 뉴스를 보면서 좋은 소식을 기대해보지만 사건사고가 어디 그런 일이 많이 있겠습니까.
바람과는 달리 우리를 안타깝게 만드는 소식들로 어김없이 아나운서가 오늘의 뉴스를 마감하고 있는데요.
바람이라도 불지 않았다면 더 덥게 느껴졌을 하루입니다.

그래서 몇 년이 흐른 뒤 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아도 바람 부는 날에 그 친구를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처럼 바람 부는 날에는 함께 마냥 걷기도 하였는데 말입니다.
서로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기도 하고 현재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위로해주면서 시간을 보냈었는데요.

누군가의 부고를 듣는 일이 그런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 달 전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건강하고 다음번 만남을 기약했더랬지요.
그런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다니 마음이 무겁고 아프기만 합니다.

지금은 그나마 실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눈치는 덜 보는 편이지만 그 부담감은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니 말입니다.
어서 취업이 되어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 드리고 싶습니다.
바람이 이런 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냅다 불고 있어서 더욱 서럽기만 하네요.
오늘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 사랑하는 이가 옆에 있어도 좋겠지만, 날이 풀렸으니 혼자 걸어도 좋습니다.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일을 하거나 벼르던 곳을 찾아가 기분을 풀어도 그만입니다.
왜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거라는 예상을 하였는지 오늘 찾아간 곳 하였던 일을 고스란히 적어서 남겨두어야 하겠습니다.

아직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아직 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이든 먼저 발견한 이가 주인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시간의 소중함을 먼저 깨닫는 이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곁을 흘러 도망치는 시간을 잡아 더 소중하고 알뜰하게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날에는 버스에서 창을 열고 달리면 피곤함까지 잊게 되는 듯합니다.
달리는 차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에어컨의 바람이나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과는 다른 느낌의 것입니다.
물론 기계에서 나오는 바람보다야 시원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는 듯합니다.
여러분도 오늘은 기계 바람이 아닌 창으로 통해 들어오는 바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 인연은 바람처럼 그저 흘러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연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그것을 이어가는 것은 더 어려운 것이지요.
여러분이 작은 만남이라도 소중히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우리는 누구나 하루 24시간의 시간을 공평하게 분배받았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많은 일을 하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요.
지금 창밖으로 흘러가는 바람이 보이십니까?

그 바람은 여러분 주위를 흘러가는 시간과 같은 모양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여러분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시간을 잘 사용하려 노력하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늘진 추운 겨울과 햇살이 비치는 아직은 쌀쌀한 이른 봄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이중적인 날씨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듯이 이중적인 사람도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어느 것이 진짜 모습인지 고민하게 되고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매 순간 긴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몸에 필요하지 않은 힘이 들어가면 오랜 시간을 버티는 것이 더 힘듭니다.
여러분에게 남은 시간은 많습니다.
앞으로 남은 여러분의 삶은 많이 즐겁고 행복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이 힘들고 어려울 것입니다.
그 긴 시간을 더욱 잘 버티기 위해 몸과 마음에 필요한 만큼의 힘만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