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는 마냥 행복해하고 좋아해서는 안 됩니다.
12월이 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마도 거리에 붉은색 옷을 입고 종을 흔들고 있는 구세군과 구세군 냄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도심의 공원이나 번화가에는 꼭 그들이 있습니다.

겨울은 생명을 간직한 채 강인한 진화를 요구하는 계절이 아닐는지요?
인내와 재충전의 시간이 뜻깊은 것은 봄이 오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므로 조금은 이 계절을 사랑하고 또한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의미 있고 남다르게 보내야 할 것입니다.

참 매서운 바람이 아닌가요.
올겨울은 작년보다 덜 추웠으면 하였지만 역시 저의 예상은 가볍게 빗나가고 맙니다.
춥지 않으면 또 겨울이 아니니까요.

여러분도 아마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나이를 먹으니 시간은 더 빠른 속도로 달음질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달아나는 시간을 잡지 못하는 것일까요?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하루하루 날을 헤아리며 시간이 안 간다며 채근하곤 했었는데요 지금은 따라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습니다.

거리를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가을이구나 하였는데 이도 며칠 남지 않았군요.
좀 있으면 눈이 내리고 그 눈이 녹았다 얼려지기를 반복하며 살얼음판이 될지 모르니 가을을 만끽하려면 지금이 제격일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대로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흐른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모두 이루셨습니까?
가슴에 품은 몇 가지 일들 중에 적어도 한 가지라도 잘했노라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것입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는 어쩌면 그렇게 바람이 세차게 불던지 눈에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습니다.
회사에 1층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에 붙은 거울 속에 흐르는 눈물을 훔치는 누군가를 보았는데요.
겨울인지 몰랐다면 아침부터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날씨가 점점 겨울의 정점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벌써 올해 달력도 마지막 장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12월에 걸맞게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한 해 동안 회사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습니다.

이 성장이 더 뜻깊은 이유는 시장 상황과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우리 회사는 반대로 성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시장 상황이 훨씬 좋아진다면 한 단계 더 큰 성장을 하게 되겠지요.
여러분 12월입니다. 회사에서는 한 해 실적을 마감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12월은 뜻깊은 행사가 많은 날입니다.
비록 사람들이 송년회니 뭐니 하며 술을 흥청망청 마셔대지만 원래 의도는 한 해를 정리하며 감사할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때가 12월이라 생각합니다.
크리스마스 연말이라는 이름으로 주위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 할 기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한 가지 기회가 더 있습니다. 바로 어머니의 생신입니다.

화려하던 나뭇잎들이 마지막 남은 물기까지 대기에 뺏기고는 하나둘씩 아래로 떨어집니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을 뿐입니다. 우리의 삶과 참 비슷합니다.
우리의 삶 역시 하루하루가 마냥 즐겁거나 보람 있지는 않습니다. 따뜻한 봄날이 있는가 하면 추운 겨울이 있기도 합니다.
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며 힘겹게 매달린 나뭇잎은 실패를 경험하고 포기를 고민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기록할만한 엄청난 업적을 남겼는지 말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명예와 업적을 남긴다는데 과연 내가 남길 업적이 있는지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애쓰나 봅니다.

연말은 아마도 일 년 중에서 가장 밝고 긴 밤이 있는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맘때의 밤은 겨울임에도 덜 춥고 더 따뜻하지 않나 싶습니다. 시작만큼 마무리도 중요할 것입니다. 진정한 명품을 식별하는 것은 결국 얼마나 완벽하게 마무리하느냐에 달렸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한 해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명품이 될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을 위해 또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20 년은 어땠나요?
저에게 20 년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를 만났을 때 우리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본 듯하다고 말합니다.
실력이 부족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큰 성공을 이룬다거나 실패할 거라 확신했던 일을 보란 듯이 해내는 순간이 아마 그러할 것입니다.

다시 시간을 돌려놓을 수만 있다면 그때의 마지막은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금은 20 년 12월이고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시간은 20 년 11월이 아닌 20 년 1월입니다.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치며 잡아도 소용없습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쯤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였었는데 다가오는 내년엔 뭔가 달라도 달라져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해 봅니다.
비록 작심삼일로 끝날 계획을 세우더라도 결단력 있게 밀고 갈 목표들을 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 빠른 주기에 내가 미처 못 따라가고 있다가 덜컥 퇴보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약간은 걱정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겨울은 아직 한참 멀었고 봄은 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마음은 벌써 내년의 꽃 피는 봄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서운 바람은 이제 12월의 마지막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할 요량인 듯 더욱 세차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두꺼운 외투만으로는 이 겨울을 나기 어려울 정도라 안에 단단히 내복이라도 챙겨 입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겨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를 꼽으라면 단연 12월이 아닐까요?
분명히 오늘과 어제는 추웠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추울 것입니다. 하지만 12월은 마음만큼은 따뜻합니다. 연말이라는 핑계로 늘 함께하는 친구에게 감사함을 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월은 행사가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연말 송년회 등. 누구는 12월이 정을 나누는 따뜻한 때가 될지 몰라도 혹 누구는 상대적으로 더 추위를 느끼는 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추운 겨울을 덥히는 화롯불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봉사회원 여러분이 있기에 그래도 세상이 춥지만은 않나 봅니다.

내일도 오늘과 마찬가지로 매서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회의시간이 조금 늦어진 면이 있는데 짧게나마 간략하게 올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