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사이에 햇살과 바람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찬바람에 약하게 온기를 전해주던 햇살은 이른 아침부터 따뜻함을 전해주고 온종일 힘을 자랑하던 찬바람은 아침에만 잠시 기운을 차릴 뿐 이내 기력을 잃고 맙니다.

봄은 시작의 계절이자 사랑을 부르는 계절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자신 안에 잠들어 있는 열정을 일깨워 꿈을 이루어나가는 계기로 삼아도 좋겠습니다.
얼었던 대지가 스르르 봄볕에 몸을 풀며 꿈틀대고 있습니다.

풀들은 한 뼘은 족히 될 정도로 솟아났으며 봄비를 맞아 쑥쑥 자양분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잦은 황사로 인하여 따뜻한 봄볕을 쐬는 날이 드물다는 사실입니다.
작년에 비해 황사가 빨리 찾아오며 그 횟수도 증가하였는데 누렇다 못해 붉은 빛이 도는 먼지 공기층이 한반도 전역에 기습을 해오고 있습니다.

자유로이 외출을 허락받은 사람이라도 되듯이 말입니다.
손바닥으로 한없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볕 한 줄기를 손으로 만져보는데요.
만져지지 않는 빛의 굴절일 뿐이지만 햇볕이 이 공간에 함께 있는구나 하고 괜히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사람들에 밟힌다 하더라도 싱그러운 봄을 느끼고자 벚꽃 놀이에 푹 빠져도 좋은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마침내 우리 곁에 밝은 얼굴로 찾아온 봄이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는 것 같습니다.
여기 잘 보이는 곳에서 쭉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얼굴로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느끼고 있으신지요?

이처럼 아름다운 봄날 참으로 일하기 싫은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 속에 있는 마음이 아닐까요?
하지만 휴식이 달콤한 이유는 평일에 열심히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긴장하고 추위에 바들바들 떨었던 시절이 있었다면 지금은 봄의 따뜻한 관대함 앞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날카롭고 외롭던 마음에 안식을 주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로 봄은 많은 이들에게 시작의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는데요.

하늘은 맑고 구름은 약간 깔렸으며 바람은 적당하게 불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완벽하다 싶을 정도라서 마음이 흔들리고 새로운 곳을 향하여 두 발이 움직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흩날리는 꽃잎만 봐도 마음이 벅차고 즐거워지는 것. 1년에 딱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봄마다 벚꽃 축제를 찾고 매년 가을 단풍을 찾아 산을 찾는 것은 아마도 시멘트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에서는 변하는 계절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봄을 느끼는 하루 되기 바랍니다.

자칫 계절의 변화에 무기력해지고 피곤하다고 느낀다면 피어나는 꽃을 보면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어떨까요?
봄의 절정에 다다르며 기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몸은 이미 바뀐 계절에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마음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봄을 가장 먼저 느끼게 해 주는 것은 아마도 봄꽃들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벚꽃이 가장 으뜸이 아닐까 합니다. 진해에서는 벌써 이번 주 주말부터 군항제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서울 여의도에서도 벚꽃이 만개하겠지요? 1년에 단 한 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이니만큼 마음껏 봄의 기운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이러다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여름이 선뜻 와버릴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때쯤이 되면 봄을 온전히 즐길 시간도 없이 여름을 맞이해야 할 듯합니다.
우리는 짧은 것에서 아쉬움을 느낍니다.

우리가 4월에 포근함을 느끼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꽃과 나무 덕분입니다.
만약 이 꽃과 나무가 없었다면 우리에게 4월은 그냥 흘러가는 시간의 일부일 뿐 의미를 크게 두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월 그리고 오늘 저 그리고 여러분은 거대한 희망을 품고 이곳에 서 있습니다.

봄볕은 따갑지가 않아서 자기도 모르게 까맣게 그을기 쉽다고 하는데요.
가을볕보다 봄볕에 살갗이 더 잘 타고 거칠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속담의 내용이야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더 좋은 것은 며느리보다 딸을 더 챙겨준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는 것은 인간보다 우리 반려동물이 더 먼저 느끼나 봅니다.
우리 집 고양이는 봄이 오자 벌써 치장을 하기 바쁩니다.
그러지 않아도 깨끗한 녀석이 요즘 들어 더욱 깔끔 떠는 것을 보니 봄이 왔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봄이라는 사실이 확연하게 다가오는데요.
체온이 떨어질까 염려되어 거센 추위에 몸을 떨어야 했던 시절과는 사뭇 다르게 진행되는 날씨가 아닌지요.
이제는 마음껏 콧노래를 부르며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서 자신의 노래를 불러도 좋겠습니다.

답답한 현실을 부둥켜안고 지내다가는 화병으로 몸져눕게 될지 어찌 알겠습니까.
자신의 건강이 양호하다고 자만하지 말고 영혼의 건강도 살펴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합니다.
봄볕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가운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지 거울을 좀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아직 창창한 한때를 보내고 있으므로 때때로 봄을 만끽하여도 좋은 것입니다.

공원을 지나야 더 가깝기 때문이지요. 아무 생각 없이 걸었던 공원길이 오늘은 좀 남달라 보였습니다.
길가에 피어있는 꽃 하며 나무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조금씩 떨어지기도 하더군요.
마치 드라마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보니 바쁜 출근길인데도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햇볕 아래에 서면 마음이 무장해제가 되어 버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봄볕이 얼굴을 그을려 피부노화를 촉진시키는 데 지름길이라고 하는데 따뜻하고 포근한 봄볕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비로소 봄에서 인생의 의미를 되찾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한 번쯤 화려하고 설레는 봄에 마음을 뺏기는 것도 좋겠습니다.
낙엽이 지는 가을과 같지 않아서 좋지 않습니까.
무엇이든 시작해도 좋은 계절이 돌아왔음을 받아들이십시오.
설레고 들뜬다고 해서 일이 잘못되어지지는 않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