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하늘을 메우기 시작하던 구름이 오늘 아침은 아예 하늘을 가려 버렸습니다.
아침잠을 밀어내주던 햇살이 모습을 감춘 덕분에 여러분 모두 오늘 아침은 일어나는 것이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또 태양의 에너지를 담은 햇살이 우리에게 닿지 않은 탓인지 평소처럼 기운을 낼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하늘을 가린 구름 탓에 세상이 뿌옇게 보이는 아침입니다.
이런 날은 열심히 빛을 내뿜고 있는 태양의 노력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세상이 절반의 어둠 속에 담겨 있습니다.
이런 날은 구름을 걷어내고 태양이 제 모습을 찾아주길 소원합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이 가장 잃어버리고 후회할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 주위를 감싸는 공기처럼 우리가 밟고 있는 대지처럼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우리에게 당연하게 주어져 우리는 그것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합니다.

태양을 가린 구름 탓에 한낮이 되었음에도 도시는 옅은 어둠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가로수와 건물들의 모습을 보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많은 부분 감추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어렸을 적 여러분의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오늘 여러분의 모습이 얼마나 그 꿈과 닮았습니까?
어릴 적뿐 아니라 우리는 지금까지 꿈을 꾸며 살고 있습니다.

구름이 햇살을 못살게 굴려는 장난꾸러기처럼 자꾸 얼굴을 가립니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결과를 받고 실망한 경험을 만나기도 하고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는 일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생각할수록 우리를 아쉽고 속상하게 만듭니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한 구름인지 알 수 없지만 작은 솜뭉치로 시작했을 구름이 커다란 이불이 되어 하늘에 떠 있습니다.
거세게 내리는 빗줄기도 그 시작은 작은 물방울이었고 산야를 태우는 거센 불길도 그 시작은 작은 불씨였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여러분이 능력이 부족하다고 자신을 탓하거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잔뜩 힘을 준 구름이 하늘을 차지하고 있는데 쉽게 자리를 내어줄 기세가 아닙니다.
이러다 오늘도 햇볕과는 인사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 어디에 시선을 두십니까?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어 오후쯤에는 비라도 한 차례 내릴 듯합니다.
낮에도 지금처럼 기온이 오르지 않는다면 3월에 어울리지 않는 눈이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
자연의 시간이 점점 엇갈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태양이 서로 경쟁하듯 자리를 다투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우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날씨는 수시로 변덕을 부립니다.
최근 들어 텔레비전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여러 방송국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요즘 <카산드라의 거울>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여자아이가 나옵니다.
그리고 미래 일어날 끔찍한 사건을 볼 때마다 자신이 그것을 막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기온이 점점 내려가 날이 추워지고 흰 구름이 하늘을 점점 뒤덮고 있는 것을 보니 오후쯤에는 함박눈이라도 내릴 듯합니다.
눈이 한바탕 내리고 나면 추위가 조금은 사그라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뿐 아니라 구름도 때를 잘 만나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늘이 원래 하늘색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드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하얀 하늘에 하늘색 구름이 떠 있는 것처럼 하얀 구름으로 하늘이 가득합니다.
여름 내내 무겁게 안고 있던 물기를 모두 탈수시킨 탓인지 구름은 투명하리만큼 희고 가볍고 보입니다.

아침에는 날씨가 화창하더니 조금씩 조금씩 모여드는 구름으로 하늘이 어느새 어두워 지고 있습니다.
땅 위에 물기가 조금씩 조금씩 하늘로 올라가고 그것이 구름이 되고 그 구름이 조금씩 조금씩 모여 하늘을 가득 메우고 오늘 오후에는 그 구름에서 비를 내려줄 듯합니다.
호수에서 옮겨간 물방울이 구름이 되는 데 얼마나 걸렸을까요?

아침 햇살을 가린 구름 덕분에 오늘 아침은 늦잠을 자기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때로는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 보다 창 커튼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아침잠을 쫓아내는 데 더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태양은 모든 생물에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가득합니다. 하얗고 큰 덩어리의 구름은 이불이나 솜의 포근함으로 비유되기도 하지요. 서유기에서는 손오공의 전용 자가용으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고시조에서는 해를 가리는 자로 임금의 눈과 귀를 막아 세상을 어지럽히는 간신으로 비유되었습니다.
같은 사물이라 하여도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그 의미는 여실히 달라집니다. 이처럼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형태와 성질은 같으나 그것이 어느 상황에 놓여 있는가에 따라 세상의 시선은 달라집니다.
저는 저와 함께 서 있는 여러분이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여러분 앞에 놓인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