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바람이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여름이 드디어 기세를 꺾은 모양입니다.
시원해진 날씨 탓인지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는 아침입니다.
이렇게 설레는 계절을 독서의 계절이라 명명한 사람은 아마도 사방이 꽉 막힌 곳에서 생활하느라 자연을 눈으로 보지 못했던 듯싶습니다.

예전에 제가 살던 동네에는 포장마차 골목이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피곤이 잔뜩 묻은 양복을 입은 회사원 여러 무리가 뜨끈한 어묵 국물에 소주 한 잔을 기울이려 이곳을 찾았습니다.
밤늦게까지 불을 켜고 장사를 하는 포장마차는 화려하지도 분위기가 좋지도 않지만, 그것이 더 아련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음악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날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즐거움을 배가 되게 해 주기도 합니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음악이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기도 하고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쉽게 누군가와 친해지는 경험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 어떤 분이 지리산에서 산삼을 80뿌리도 넘게 캤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분은 산삼밭을 발견하고 얼마나 가슴이 뛰었을까요?
그런데 발견한 산삼 중에 일부는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남은 것에 대해서만 감정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요즘 매체를 통해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연인이 없는 사람이 닭살스러운 연인을 보았을 때나 멋진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았을 때 혹은 멋진 차를 타고 나타난 친구를 보았을 때 이 말을 쓴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이 말을 알량한 자존심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수확의 계절 가을입니다.
가을이 좋은 이유는 아마도 제철 과일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달콤한 감 홍시에 아이 얼굴만 한 사과 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세상을 혼자 살아간다면 얼마나 편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굳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과 이견을 조율하느라 진땀을 빼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사회라는 곳은 안타깝게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곳입니다.

여러분은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습니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가 책과 조금씩 멀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은 활자를 인쇄한 종이를 묶어 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그 활자에는 먼저 살다 간 이의 지혜가 담겨 있기도 하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습니까?
아니 사실 책이 아닌 화면을 더 많이 바라보는 요즘 세대에게는 얼마나 많은 글을 읽느냐는 질문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손으로 침을 발라 넘기고 손에 느껴지는 무게를 겪지 않고 화면으로 글을 읽으면서 책만이 가질 수 있는 촉감과 향기를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자기 PR 시대라고 합니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을 더욱 부각하는 것이 성공에 가까워지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무능력함으로 인식되고 겸손한 것이 어리석은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것 중의 하나가 오래된 기억입니다.
떠난 연인에 대한 기억이나 곁에 없는 부모에 대한 기억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거나 가질 수 있기에 언제나 애잔함을 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에 기억은 기록이 아니다.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괜히 마음에 드는 아이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좋아하는 표현을 할 줄 몰라 짝사랑하던 아이의 눈에 자꾸 눈물을 맺히게 했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유치함과는 좀 멀어진 듯이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는 매우 유치한 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사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들은 자신이 누구보다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다는 착각을 하며 살아가고 여자들은 자신이 누구보다 이해심이 넓고 배려심이 많다고 착각을 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장점은 크게 부풀리고 단점은 아주 작게 접어 표현하려 합니다.

손 닿을 수 없을 듯이 높아지던 가을 하늘에 구름이 하나둘 모이더니 어느새 빗발이 시작했습니다.
벌써 한해도 중반 이상을 넘겼습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좋은 때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암송하는 시가 있으신 분 계십니까?
요즘은 시집을 읽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제 학창 시절에는 시를 읽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고 암송하는 시도 하나쯤은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깨닫게 된 것 중 하나가 평범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평범이라는 잣대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평범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평범하다 즉 특별히 모자라거나 부족한 것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과며 배 감 같은 과일을 수확하는 가을입니다.
말 그대로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사계절 내내 먹을거리가 부족하지 않은 요즘은 가을이 지닌 풍요로운 계절이라는 느낌이 많이 퇴색한 듯합니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랑하는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도 아름답고 유치원 아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떼를 지어 뛰어다니는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오늘같이 길가 나무에 노을이 내려앉은 가을에는 손을 잡고 걸어가는 노년 부부의 모습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찾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는 아침입니다.
거리에 곱게 물든 나뭇잎들에서 좋은 향기가 느껴질 듯합니다.
우리는 가끔 여름에 눈이 온다거나 겨울에 꽃잎으로 만든 눈이 온다든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서 가을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책을 읽으십니까?
요즘은 자기 개발서적이나 재테크 관련 서적의 판매율이 높다고 합니다.